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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에서의 만남 2

딘캐스

딱히 그날 이후로 뭔가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자신은 손님을 받으며 돈을 벌고 있다. 물론 돈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캐스는 옷을 끌어 올리며 정리했다. 길에서 하는 것은 날이 추우면 정말 하기 싫게 되는데 지금이 딱 그랬다. 몸이 얼어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고, 더 추워지면 잠깐 쉬기도 한다. 
캐스는 얼러버린 손끝에 호호 입김을 불며 최대한 녹이려 애썼다. 
그때, 제게로 누군가 다가왔다. 캐스는 고개를 들어올려 얼굴을 확인했고. 낯익은 얼굴에 씩 입 꼬리를 올렸다.
“할 마음이 생긴 거야? 흐응—, 선불이야. 50달러.”
캐스는 돈을 달라는 듯 손을 뻗었다. 그러자 남자는 캐스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봉투를 내밀었다. 캐스는 처음 받아보는 봉투에 조금 놀라 그 안을 살폈다. 그 순간 캐스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 든 돈은 적어도 300달러였다. 거의 300달러란 말이다. 캐스는 처음 받아보는 거액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만큼 원하는 것이 많다고 판단하고는 살풋 웃으며 물었다.
“뭘 원하는 거야? 특별한 거라도 있나봐?”
하지만 남자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완전 예상 밖이었다.
“같이 저녁 먹는 건 안 됩니까?”
캐스는 남자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몰랐다. 이런 적은 완전 처음이었다. 여태 돈을 받으면 제가 할 일은 뒤를 대주며 몸을 파는 것이 전부였는데, 갑자기 같이 ‘저녁'을 먹어달라니. 남자의 생각을 도저히 짐작할 수가 없었다. 저는 남창이었고, 여태 제가 돈을 받아면 해본 짓이라곤 섹스 뿐이었다. 거기다 약물 중독자인 자신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들었기에 돈을 주면서 저녁을 먹자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캐스는 딘을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마침 배도 고팠고, 딱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둘은 식당으로 들어가 샌드위치와 술을 시켰다. 캐스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제대로 된 음식이라 조금은 어색했다. 하지만 딘은 자꾸만 캐스를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캐스는 샌드위치를 한입 먹었고, 딘도 그제야 음식을 먹었다. 캐스는 우물우물 입안에 든 음식을 먹더니 이내 샌드위치를 접시에 놓고 딘에게 물었다.
“밥 하나 먹는데 300달러를 주는 거야?”
“… 혹시 부족한 건가요?”
딘은 캐스의 말을 잘못 알아들었는지 지갑을 꺼내며 오히려 돈을 더 주려고 했다. 그러자 캐스는 지갑을 든 그의 손을 잡으며 다시 되물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 뭐, 나한테 무슨 큰 부탁이라도 있어? 너 장기매매단이야? 남들처럼 한 번 빼고 가. 난 그런 사람인데 넌 왜 마치 날 호스트 놈들 대하듯이 돈까지 주면서 밥을 먹자고 해?”
딘은 캐스의 긴 물음을 가만히 듣더니 제 팔을 잡고 있는 캐스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그냥 당신이 좋은 겁니다. 남창이든 뭐든… 그냥 좋습니다. 당신이 뭐든 간에, 좋아한다고요.”
캐스는 그 순간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멀쩡하게 생겨서 평범한 여자 하나 옆에 끼고 살 것 같은 애가, 자기 같은 뒷골목 창남일 하며 여러 사람들한테 뒤나 대주고 사는 자신을 좋아한다니, 이건 순애가 아니라 멍청한 것이었다.
“허, …. 너 혹시 약하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너 완전 멀쩡하게 생겼는데 알고보니까 나랑 같은 마약중독이니?”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 지 알아요. 뭔 미친놈이라고 생각하겠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요. 근데 잊으려고 해도 안 잊혀져요. 나도 미쳐버릴 것 같다고요…..”
캐스는 그런 딘을 보더니 이내 고개를 내리며 남은 샌드위치를 먹었다. 캐스는 정말 미친놈이 왔다고 생각할 뿐이었다.